10월 욕지도 여행. 펜션과 배 예약만 하고 떠났다.
배 안에서 욕지도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좋은 기사를 발견했다.
비렁길 따라 눈부신 파랑, 그 찬란한 위로…한려수도 끝자락 별처럼 떠있는 섬 욕지도
비렁길 따라 눈부신 파랑, 그 찬란한 위로…한려수도 끝자락 별처럼 떠있는 섬 욕지도, 최병일 기자, 문화스포츠
www.hankyung.com
욕지도 하니 욕쟁이 할머니가 생각나는데, 꽤 멋진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섬이었다. 한자로 알고자 하는 의욕의 의미를 가진 섬.
욕지라는 말은 화엄경의 한 구절인 ‘욕지연화장 두미문어세존(欲知蓮花藏頭眉問於世尊)’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연화(극락)세계를 알고자 하는가? 그 처음과 끝을 부처님(세존)께 여쭤보라’는 뜻이다. 욕지도는 부처님이 알려준 연화세계, 즉 지상낙원처럼 아름답고 살기 좋은 섬’이란 뜻일 것이다.
1박 2일 머물고 난 느낌은, 절대 1박 2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일주일 동안 천천히 산과 바다를 둘러보며 지내도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50분간 배를 타고 내리자마자, 우선 보이는 관광안내소에 가서 욕지도 지도 2장을 챙겼다.

어디로 갈 지 몰라 갈팡질팡 하다가 삼통치킨이나 먹고 시작하자고 갔더니 아직 문을 안열었더라. 옆에 있는 무무 빵집을 갔는데 역시 오픈 전. 주중에는 보통 오후 2시 이후에 문을 여는 듯 하다.
기사에서 본 자부마을(좌부랑개)을 가보기로 했다. 통영에서 근대역사문화거리로 조성했고, 욕지고등심상소학교, 고등어 간독 등을 역사의 흔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배에서 나오면 바로 우회전해서 삼통치킨(2층), 무무빵집 지나 할매바리스타 근처에 있다. (네비에 자부마을, 좌부랑개 쳐도 절대 안 나옴!)



마침 목욕탕 자리에 있던 건물을 공사중이라 구경하지 못했다. 욕지고등심상소학교에 가보고 싶어 오르막길을 올라왔다.

위의 지도를 보고 조금 더 올라가면 왼쪽에 큰 건물(배 모양)이 보인다.

깃발이 휘날리는 것이 무슨 관공서 느낌이 난다. 개인집은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닌 거 같고. 여기가 소학교인가? 맞나?

엄청 큰 나무 앞의 표지판을 보면 소학교 자리라고 쓰여있다.

건물을 돌아 앞으로 오니 욕지고등심상소학교였다는 흔적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다. 우리는 뒤로 들어왔던 거였네.
돌아가는 배는 욕지도 출신 시인 김성우의 작품 제목이었다. 한국일보 전 주필이었고, 2019년에 제1회 욕지면민상을 수상했다.
‘욕지면민상’을 아십니까?···한국일보 김성우 전 주필 첫 수상
[아시아엔=편집국] 10월 20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면사무소 마당에서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욕지면이 올해 처음 제정·시상한 제1회 ‘욕지면민상’ 시상식이다. 첫 수상자는 이 섬 출신으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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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내려와 조금 더 둘러봤는데, 근대역사문화거리라는 이름에 아쉽게 볼거리가 많이 없었다. 우체국자리는 아예 관리를 안하는지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옛 사진을 보면 꽤 컨텐츠가 많은 것 같은데 아쉽다.
이번에는 욕지도에서 유명한 펠리칸바위의 출렁다리를 가보기로 했다.
배에서 나와서는 좌측으로 가면 된다.

출렁다리로 가기 전, 해군 관사가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니 군함이 정박해있더라.

펠리칸 바위로 가기 전 언덕 아래에서 출렁다리가 하나 또 있다. 지도에서 보니 관청출렁다리란다. 관청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이전 관공서 건물들이 있어서 그렇단다. 이 출렁다리는 나중에 보기로 하고, 먼저 펠리컨바위 욕지도 출렁다리로 갔다.
언덕을 올라가니, 주차된 차들이 보인다. 큰 표지판 앞에 고메도넛 가게도 있다. 따끈할 때 먹으면 맛있을 거 같아 갔는데, 벌써 품절! 문 닫았더라. 이때가 2시 20분쯤이었나? 주중인데 벌써 문 닫다니...

아래로 내려가면 가을 국화가 곳곳에 피어있는데 예쁘더라.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아래를 보니 가슴이 철렁하지만 물 색깔은 너무 이쁘다.

펠리칸 바위에 도착해서 바다를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한참을 바다를 바라보고, 또 사진을 찍었다.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만 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급하게 처리할 일이 남아있어,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한 뒤 일을 처리했다. 어디 가기엔 시간이 애매해 숙소에서 낚시대를 빌려(명당 5천원) 방파제로 가서 낚시를 했다. 하도 미끼만 뺏기다보니 나중엔 심통이 나서 "옛다! 다 먹어라!" 새우미끼를 바다에 기부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사장님한테 고등어회를 먹을 건데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니 해녀포차를 추천하신다. 삼통치킨은 어떤 거 같냐고 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면서, 손님들이 많이 사와서 드시던데 반 이상은 남기고 버리는 거 같더라라고 하신다.
우선 해녀포차로 고고~
해녀포차는 삼통치킨 근처 주유소 앞에 있다.



고등어 1마리가 15000원이다. 블로그에서 1마리에 10000원 봤는데 그새 올랐나? 고등어 2마리와 소라를 주문했다. 혹시 매운탕 거리 없냐고 물어보니 한 분은 그런거 없다고 하시고, 한 분은 고민을 하시더니 아침에 손질한 쥐치거리 남았냐고 식당 안에 물어보신다. 대답을 듣고는 1만원만 받을테니 그걸 사가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다.
가게 안에 들어와 계산을 하는데, 쥐치거리를 봉지에 담아주신다. 이것도 넣어야 맛있다면서 생선 조각을 더 넣어주신다. 양념장이 없어서 그런데 좀 챙겨달라고 하니, 고춧가루를 따로 넣어주시고, 깻잎, 쌈장을 더 넣어주셨다.
삼통치킨 맛있냐 물어보니 완전 고개를 격하게 흔드신다. 네네, 알겠습니다.
곰부링이 매운탕을 끓이는 사이에 고등어회를 먹는데 와우!!! 문 열고 소리치고 싶었다.
"동네 사람들! 내가 아는 누구야! 욕지도 와서 무조건 고등어회 먹어라! 1인당 한마리만 먹을 생각마라! 기본 2마리는 먹어도 아쉽다! 난 내일 또 먹을거다! 진짜다!!" (진지해서 궁서체)
진짜, 진짜, 진짜 맛있다.
전혀 비리지 않고, 고소하고 입안에 착착 감기는 맛이다.
와사비를 얹어 간장에 찍어도 맛있고, 초장에 찍어도 맛있고,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나의 먹는 기세를 보고 곰부링은 슬그머니 양보를 할 정도.
육지에서 소주 1병, 맥주 2캔만 챙겨왔는데 모자라서 숙소 안내소에서 2천원 주고 소주 1병을 더 사왔다. 고등어회를 먹으니, 소라는 너무 평범했다. 소라 사 먹을 돈으로 고등어회 1마리 더 살 걸....



곰부링이 끓인 쥐치매운탕 등장. 고춧가루, 양파, 마늘, 깻잎, 쌈장 조금, 라면스프 약간 넣고 끓였다는 데 이것도 진짜 ㅠ.ㅠ 넘 맛있다.
쥐치 살도 너무 쫄깃하고, 고소하다. 먹으면 먹을수록 감탄만 나온다. 햇반 꺼내서 먹으니 꿀맛. 몇 년 내 먹은 매운탕 중 최고인 거 같다. 심지어 내장도 맛있다. 고소해!
이렇게 욕지도 고등어와 쥐치에 대해 감탄하면서 1일차의 밤은 저물고...
욕지도 여행 2일차) 화려한 외출 영화 촬영지 / 고메도넛 / 고래강정 / 이중섭 욕지도 풍경 / 고등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숙소를 떠났다.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크게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어디를 찍든 시원한 풍경이다. 하늘도 바다도 멋지다. 영화 화려한 외출 촬영지라는 곳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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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욕지도여행 준비) 아이리스펜션 / 할인가격으로 배타기 / 욕지해운 / 차량탑승 배편예약 /
1박2일로 욕지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부부만~! 아이들 없이 부부끼리 여행가는 건, 첫째 낳고 첨인 듯. 감사하게도 시어머니가 봐주신다고 하셨다. 곰부링이 욕지도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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