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모아 큰돈

책리뷰 / 비겁한 돈 / 개그맨 황현희 / 상승기 초입 투자물 찾기 / 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무라라이 2021. 12. 6. 06:55

개그콘서트가 끝난 뒤,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은 종편이나, 유튜브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얼굴을 간간히 접하는 데 황현희는 한 동안 볼 수 없었다. 투자를 하고 있었다니. 거기다 개그로 본 돈도 만만치는 않았을 텐데, 투자로 번 게 그 돈의 10배라니. 최근에 '비겁한 돈'이라는 책을 썼다고 해서, 궁금해서 도서관에 책을 검색해보니 아직 책이 없었다. 그래서 지역서점 바로대출서비스를 활용해 주문한 뒤, 읽어보았다.

 

음, 초반에는 뭔 했던 얘기를 또 반복해서 하고, 강조해서 하는지. 몇 장으로 압축해서 핵심만 전달할 수 있는 게 길게길게 늘여서 설명하는 지 답답했다. 장수 채우려고 이렇게 길게 늘여 쓰는 걸까 싶을 정도. 나는 황현희의 투자할 때 좌충우돌 경험기나, 어떻게 투자에 성공했는지 자세한 이야기가 알고 싶었는데 그런 얘기는 들려주지 않는다. 어찌보면 원론적인 얘기만 한다. 투자참고 서적이 아니라, 투자의 뉘앙스를 띈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랄까. (~할 것이다. 인 것이다. 등의 문장이 많이 나와 더 그런 느낌인 듯)

특별한 투자법은 없다. 본인도 남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상승초입기에 들어가 돈을 벌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너무 간단하고, 노력과 성실함이 없어 보이는 방법이라 비겁한 돈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투자는 성과와 계좌로 말하는 법 아닌가. 그리고 그 단순한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실천해서 성공을 거머쥘 수 있는 건 아니다.

중간중간 비판적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긴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잔심이란 어떤 것인지, 황현희 개인의 행동과 생각을 예로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한다고? 란 생각이 들었다. 자기는 단순한 방법으로 비겁한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사람은 돈을 벌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 차분히 계속 준비했고, 적절한 시기에 실행했고, 충분한 돈을 벌었다. 와우, 성공모델 아닌가.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내가 생각하는) 이게 아닌가 싶다.

1. 투자에서 손 떼고 벗어나 쉼을 가져라. 쉬면서 나에게 질문을 해라.

1)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가.

2)내게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가.

3)내게 돈이란 무엇인가.

4)나는 어디에 돈을 쓸 때 즐거운가.

2. 잔심을 가지고 투자를 생각하면서 투자물의 상승초입기를 찾아서 돈을 실어라.

3. 비겁한 돈을 벌었다고 자만하지도 기죽을 것도 없이 지속적으로 투자에 대해 공부하라.

중간중간 참고하고, 메모하면 좋을 내용이 있어 적어본다.


p.67

당신의 게으름을 받아들이고 당신의 시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억지로 스트레스 받으며 정작 중요한 일을 낮은 질로 해내지 않기를 바란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높은 질로 일을 해내는 당신만의 패턴과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 이것저것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면서 기운 빼지 말고, 게으름을 부리더라도 한순간 중요한 일을 집중해서 해낸다면 괜찮다라는 의미인 듯.

p.122

오늘날 가상화폐로 돈 번 사람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이것이다. 누구도 비트코인을 주목하지 않을 때 비트코인이 가진 가능성을 알아보고, 이 시장이 절대 망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갖고서 상승 시작기를 기다리며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결코 시장의 환호성에 휩쓸려 움직이지 않았다. 시장이 환호하기 전에 미리 들어가서 크게 환호할 준비를 하고 있었을 뿐이다.

p.128

나는 비겁한 돈의 가장 기본적인 근거를 투자물의 사이클에서 찾았다. 모든 투자물은 사이클이 있고, 상승기 직전의 모습은 하락기였다. 즉, 투자물은 하락기를 거친 뒤에 다시 상승기를 맞이한다는 것이다.

...

샴페인을 터트려야 비로소 폭락이 시작된다.

샴페인을 터트린다는 것은, 어떤 투자물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여했을 때를 말한다. 즉, 더 이상 해당 투자물에 대한 시장 방관자가 존재하지 않은 시점이다. 모든 사람이 시장에 참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더 이상 비관론을 쳐다보지 않으려 한다.

...

(코스피는 이제 곧 폭락한다 종류의 유튜브 영상을 선호하던) 방관자들(부정론자들)마저도 모두 시장에 뛰어들어야 비로소 폭락이 시작된다. 더 이상 코스피를 견인할 자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두 시장에 참여하면 어느 순간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영상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

흔히들 말하는 국뽕도 시작된다. IMF 때 일본 따라잡기가 코앞이라는 식의 뉴스가 도배되었다. IT버블이 터지기 직전에는 한국의 IT가 곧 전 세계를 호령한다는 뉴스가 도배되었다. 모두가 공범이 되면 외부의 적이나 경쟁자를 만들어 우위를 표현하며 불안함을 지우고자 한다.

...

서점의 경제경영서 신간 코너나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서 압도적으로 많이 다루고 있는 주제를 보라는 것이다. 바로 그 주제가 상승기의 끝자락에 있는 투자물이다. 이미 그 책을 쓴 사람은 해당 투자물로 막대한 돈을 벌고 난 뒤일 것이다.

베스트셀러코너에 있는 주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잠들어 있는 투자물에 오히려 관심을 가진다. 지금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기에 구석진 자리에 있는 것이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다는 것은 하락 이후 정체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다시 상승장을 맞이할 확률이 높은 투자물이 그 주제 안에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p.174

한 우물만 파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이 나올 자리라는 확신을 얻기까지

삽을 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삽을 들었다면,

멈추지 않아야 한다. 물이 나올 때까지!

p.184

부동산은 사이클에 따라 투자해야 할 종목이 명확하다. 부동산 투자는 시작기에 갭 투자가 유행하고, 상승기와 정체기 때 청약 투자가 그리고 하락기에 경매가 뜬다. 완전한 침체기에는 부동산 교육이나 디벨로퍼가 되어 수익을 볼 수도 있다.

p.211

내개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가. 앞서 말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에 충분할 정도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돈이 결코 수천억 원은 아닐 것이다. 40대 초반의 내가 앞으로 남은 시간을 그저 온전히 나에게 쓸 수 있을 정도면 족했다.

먼저 내가 한달에 어느 정도를 쓰는지를 따져보았다. 다음으로 그 돈을 죽을 때까지 쓰면서도 원금이 없어지지 않는 방법을 고민했다. 지금 내가 하는 투자는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

지나친 탐욕이 나를 잡아먹기 전에 냉정히 내 욕구의 크기를 정확히 계산했고 또한 인정했다. 그럼으로써 이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이때의 질문이 현재의 내 삶과 앞으로 10년의 내 삶의 계획표를 만들었다.

p.230

잔심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나의 경제적 상황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버릇이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 기사를 접할 때 그 기사가 투자와 경제에 끼칠 영향부터 생각하고, 내가 업으로 하는 방송계에서 누군가가 핫하다는 기사를 볼 때면 그가 어느 회사 소속이고 주가에는 어떻게 반영될지까지도 고려해 고민한다.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드라마가 이슈가 된다면 그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변동을 살펴보고, 유재석 선배가 회사를 옮겼다는 기사를 보면 그 매니지먼트 역시 눈여겨본다. 새로운 휴대전화 기기가 나오면 무조건 대리점으로 달려가 무엇이 새로운 기능인지 접해보고 써본다. 혹시라도 기사에 금리 인상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가, 테이퍼링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부터 나에게 끼칠 영향을 고려한다. 유튜브에 누군가가 경제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인터뷰가 나옴과 동시에 원 달러 환율을 들여다보고, 경제위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를 유튜브에서 찾아본다. 하다못해 저녁 여가시간에 영화를 볼 때 IMF 내용을 다뤘던 국가 부도의 날이라는 영화를 선택하고, 미국의 2008년 경제 위기를 알아차린 사람들에 대한 영화인 빅쇼트를 다시 한 번 돌려본다.

이런 소소해 보이는 습관들이 잔심이다. 이런 소소함이 모여 누구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통찰의 지점을 발견하게 만든다. 그 지점이 바로 당신의 비겁한 돈의 지점이 된다.

휴가기간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늘 진심으로 잔심한다.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 가서도 문득 여기 땅은 얼마일까? 생각한다. 내가 타고 갈 휴가 성수기 비행기 가격은 왜 이렇게 싸졌는지 생각하고, 공항에 새로 생긴 커피 프랜차이즈 개수를 눈으로 세어본다.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2공항의 진척사항이 궁금해 뉴스를 검색해 보고, 아직도 힘들다는 내용을 보고는 경매 사이트를 찾아본다. 주변에 버티지 못하는 매물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언제쯤 경매 시장에 물건이 나올지를 가늠해본다. 바닷가를 가면 이곳의 단독주택이 왜 다른 바닷가보다 저평가되었는지 둘러보면서 나름의 이유를 찾는다.

세련된 여성들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도 자주 가본다. 이 근처 동네에 무슨 가게가 새로 입점했는지, 어떤 프렌차이즈인지도 살핀다.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왔을 그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는 어디인지, 그렇다면 그 동네 부동산의 가격변화는 어떤지, 매물은 나와 있는지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를 입점시킨 건물들을 유심히 지켜본다. 갑자기 스타벅스가 들어와 있는 동네가 있다면, 부동산 어플을 켜서 그 동네의 아파트 가격은 어떤지 찾아본다. 그 아파트에는 초등학교가 몇 미터 앞에 있는지, 엄마들이 이 동네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렇다면 제일 오래되어 재건축을 아둔 아파트가 근처에 있는지, 그 아파트 근처에 내일이면 무너질 것 같은 동네가 있는지 본다. 그런 동네면 재개발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남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지날 때는 어떤가. 한강변에 즐비한 이 아파트가 언제부터 재건축 공사가 시작되었는지, 그렇다면 그 옆에 있는 아파트가 분명히 재건축 시동을 걸 텐데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조합원 설립은 되어 있는지, 다시 부동산 어플을 켜서 가격을 본다. 이미 고점을 찍고 있는 상황을 보며 난 왜 이것을 먼저 알아내지 못했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 와~나는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강의나 책을 볼 때는 고개를 끄덕이고 실천해봐야지 하고도, 막상 방문 목적에 충실해(놀거나, 먹거나, 보거나) 투자와 연결 짓는 걸 잊어버린다. 혹은 이렇게까지 해야해라는 생각에 망설이다가 포기하게 된다. 반성.

p.240

자신에 대해 질문하면 자기를 알아갈 것이다.

돈에 대해 질문하면 투자를 알아갈 것이다.

이어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더하면

당신만의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서 마지막으로 삶에 대해 질문하면

투자 이후 자신의 삶이 조금씩 그려질 것이다.

=> 황현희의 투자 근본이 아닌가 싶다. 책 후반부의 핵심은 이 문장이다.

나를 들여다봐서 나에 대해 알고(나의 투자 성향에 대해서도), 돈에 대해 질문해 나의 돈에 대한 욕구, 욕심, 가능성 등을 알아본다. 그럼 어떻게 얼마의 돈을 벌지라는 질문을 더해 나의 투자계획(단기 로드맵, 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돈을 충분히 벌고 난 뒤의 삶에 대해 질문을 해 내가 경제적자유를 누리고 난 뒤 어떤 삶을 살 것인지도 고민한다.

이게 우선 되어야지, 내가 어떤 투자물을 어떤 식으로 투자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상승초입기를 불안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상승초입기라는 건 좀 막연하기도 하고, 긴긴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고, 그걸 내가 알아볼 수 있을까 사실 불안하기도 하다. 대신 위의 질문들을 해보는 과정에 투자를 긴 호흡으로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 같다.